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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회심(回心), 무소유 명상작업(2)
-법정(法頂)스님의 『무소유』를 중심으로
기사입력 2021-01-18 오전 11:45:00 | 최종수정 2021-01-20 오전 11:36:55        
연재2 : 회심(回心), 무소유의 명상작업
-법정(法頂)스님의 『무소유』를 중심으로
Ⅰ. 머리말
Ⅱ. 소유관념
1. 소유시대에 대한 비판적 저항
2. 소유와 무소유의 개념
Ⅲ. 무소유의 명상
1. 회심(回心)의 명상작업
2. 무소유와 자비
Ⅳ. 맺는 말
..................................................................
Ⅱ. 소유관념(1)
법정의 생애를 조망해보면, 승려로서 법정은 실제 현실 세계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초연한 입장을 취한다. 그렇다고 법정은 반드시 초연하게 뒷짐을 지고 살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인 사회참여의 삶을 살았다고 평가할 만하다. 여기서는 ‘무소유’를 주장하는 시대적 배경과 그것의 정확한 의미를 고찰한다.

1. 소유시대에 대한 비판적 저항
『무소유』는 여기저기 신문과 잡지에 게재된 법정(法頂)의 수필 등을 모아 1976년 법우사에서 출판되었다. 필자가 읽은 판본이 1996년 판이니 20년 동안에만 66쇄가 인쇄된 베스트셀러이다. 여기서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 ‘무소유’는 소유하지 않음이지만, 출간된 『무소유』는 자본적 상품으로서 소유하게 만들기 때문에, 모순 관계를 연출한다( 김기봉, 2010, p.155).

이것은 우리 시대의 아이러니이다. 그러나 입적과 함께 법정은 『무소유』는 판매를 하지 않도록 유언을 남겼다. 이로 인하여 법정의 『무소유』는 모순을 해소하게 되면서 현대 소유문화에 대한 더욱 강력한 ‘치유적’ 가치로 발휘한다고 보여진다. 곧 ‘무소유’는 우리 소유 문명에 대한 부정이고 비판의 아이콘이 된 것이다.

소유의 시작은 인류가 생존해오면서 계속된 역사이다. 사실상 우리의 역사는 소유의 역사이다.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서 경제와 정치는 치열한 경쟁을 요구한다. 이런 소유의 시대적 요청에 저항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인이 과거처럼 부동자세로써 청산 백운이나 바라보며 초연하려 한다면 그런 종교는 없는 것만도 못할 것이다. 일체의 중생이 부딪치고 있는 문제는 곧 종교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불교의 평화관/대학불연보, 1971.6.)"
소유로 갈등하고 고통받는 현실을 직시할 때, ‘무소유’는 시대적 참여의 키워드이다. 이것은 적어도 법정(法頂)에게는 몸으로 실천하는 사상이다. 사상은 바로 실천이고, 실천이 그대로 사상이다. 『무소유』는 산업화에서 생겨난 패자를 위한 위안이 아니다. 그것은 소유문화에 대한 비판이고 저항의 몸짓이다.

우리는 오늘날 ‘한강의 기적’이란 용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것은 해방 이후 찢어지게 가난한 농경사회에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의 근대화와 산업화의 성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경제적 발전과 함께 소유문화가 주도하는 사회로 급격하게 변모한 것이다. 그러면서 인간적 가치가 변질되는 아쉬움과 염려가 『무소유』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우리 동네에서 뚝섬으로 가는 나루터까지의 길도, 이 길은 몇 해 전만 해도 산모퉁이며 논길과 밭둑길이 있어 사뭇 시골길의 정취(情趣)가 배어있는데 무슨 지구(地區) 개발인가 하는 바람에 산이 깎이고 논밭이 깔아뭉개지더니 그만 엉망진창인 허허벌판이 되고 말았다. (흙과 평면공간/중앙일보, 1972.3.)"

지금부터 50년 전에는 『무소유』에 의하면, 뚝섬(오늘날 서울숲)은 나루터가 있었고 사람들이 다니는 시골길이었다. 그러나 개발이란 명목으로 산뿐만 아니라 논과 밭길이 깔아 뭉개져서 ‘비가 오고 눈이 내리면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된다.’ ‘이 길에 얼음이 풀리니 장화를 신고도 발을 떼어놓기가 어렵다.’
하지만 법정은 ‘이러한 길에도 감사를 느끼면서 걷기로 했다.’ 선량한 백성들은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근대화에 소외된’ 그들은 ‘당국에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그 불편한 길을 오고 간다.’ 그런데 서민들과 다르게 ‘굵직한’ 높은 자리에 올라간 사람들은 한결같이 골프를 취미생활을 한다.

"굵직굵직한 자리가 바뀔 때마다 소개되는 면면(面面)들의 취미를 보면 하나같이 ‘골프’라고 한다. 언제부터 이 양반들이 이렇게들 ‘골프’만을 좋아하시게 됐을까 싶을 정도다. (나의 취미는/서울신문, 1973.9.)"

『무소유』를 통해서 보면, 근대화나 산업화란 다름 아니라 ‘골프’를 취미로 삼는 급격하게 서구화되어 가는 과정이 다름 아니다. 70년대 우리 사회는 ‘섰다 하면 교회이고’, 산과 논밭이 깎아지고 그 자리에는 ‘바야흐로 호텔과 아파트가 우뚝우뚝 치솟고 있다.’

그러면서 서민과 부유층의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지는 형국이다. 근대화와 산업화의 이면에 도사린 양극화라는 사회적인 모순의 씨앗을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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