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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회심(回心), 무소유 명상작업(4)
-법정(法頂)스님의 『무소유』를 중심으로
기사입력 2021-01-26 오후 6:21:00 | 최종수정 2021-01-26 18:21        
연재4:
회심(回心), 무소유의 명상작업
-법정(法頂)스님의 『무소유』를 중심으로

Ⅰ. 머리말
Ⅱ. 소유관념
1. 소유시대에 대한 비판적 저항
2. 소유와 무소유의 개념
Ⅲ. 무소유의 명상
1. 회심(回心)의 명상작업
2. 무소유와 자비
Ⅳ. 맺는 말
.................................................................
그렇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할 것이라고. 어찌할 수 없는 슬픈 우리의 문명이다. 우리는 달리는 열차를 붙잡기에는 너무나 무능하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 소유와 무소유의 개념

이 글을 쓰면서 필자는 이웃에게 집과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살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랬더니 당연한 질문을 왜 하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현대사회에서 자동차가 없고 집이 없으면 무능의 대명사라면서, 그래야 자존감이 산다고 말한다.

그래서 ‘무소유’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공감’은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이상적인’, ‘비현실적’ 이야기이다고 말한다. 어떻게 세탁기가 없고, 인터넷이 없고,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을 살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법정은 현대 문명이 인간을 불행하게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인도 기행이나 미국 강연을 위해 비행기를 탔을 것이다. 무소유를 주장하면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은 도넛이 건강에 좋지 않을 줄 알면서도 의지가 약해서 먹는 것과 유사하다. 법정의 무소유 사상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한, 또는 경쟁에서 패배할까 걱정하는 한국의 대중에게 자기-기만이지만 위안을 제공했다. 소유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에 진실로 행복한 사람은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당신이라고 무소유 사상은 말한다.(배학수, 2010)"

이것은 너무나 극단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이다. 이런 식이면 비행기도 타지 말아야 할 것이고, 도넛도 먹지 말아야 하고, 끝내는 죽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세탁기와 스마트폰을 가진 평범한 서민들과 부자들은 모두 지난 조선 시대의 농경사회와 비교하면 엄청난 부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행복한가?

개발로 인하여 쾌적한 환경이 무너지고, 산업화로 생겨난 석탄가스로 온난화가 가속되고, 북극얼음이 다 녹아 지구의 재앙을 가져와도 좋다는 말인가? 소유를 위해서 극단적으로 여기저기서 약탈이 일어남을 정당화해도 좋은가? 이것은 ‘무소유’를 글자 그대로 이해한 데서 오는 망견(妄見)이다. 여기서 우리는 소유와 무소유 사이에 놓인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물론 우리는 농경시대를 살지 않고 있고, ‘비폭력’의 간디가 말하는 1930년대, 법정이 ‘무소유’를 말하는 1970년대를 사는 것도 아니다. 이미 2016년 다보스포럼 이래로 제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오고 있다. 우리는 인공지
능과 같은 사물,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더욱더 많은 고도기술이 집적된 물건을 소유해야 생존하게 되는 그런 사회를 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뭐가 소유이고, 뭐가 무소유인가? 다시 묻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무소유』에 나타난 소유와 무소유의 개념이 어떠한지 정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의해서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도리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무소유/현대문학, 1971.3.)"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물건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든다.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관계 때문이다. (무소유/현대문학, 1971.3.)"

여기에 따르면, 소유개념은 아주 분명하다. 첫째로 ‘소유’는 물건이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집착’이다. 집착은 우리를 얽어매고, 자유를 구속한다. 그럼으로써 반대로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이것은 물건이나 사람에게 모두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

법정은 ‘난초 사례’에서 보듯이 난초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인하여 힘들고 괴로움을 겪은 것이다. 그래서 친구에게 선뜻 난초 분을 안겨주었다. 이때야 ‘비로소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서운하고 허전함보다는 홀가분하다. 이것이 ‘무소유’의 의미이다. 법정은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를 터득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소유'의 첫 번째 의미는 외적인 대상 관계에서 경험하는 ‘집착’, ‘얽매임’이라면, '무소유'는 물건이나 사람에게 ‘얽매이지 않음’이고, 얽매임에서 벗어나는 ‘홀가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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