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5:
회심(回心), 무소유의 명상작업
-법정(法頂)스님의 『무소유』를 중심으로
Ⅰ. 머리말
Ⅱ. 소유관념
1. 소유시대에 대한 비판적 저항
2. 소유와 무소유의 개념
Ⅲ. 무소유의 명상
1. 회심(回心)의 명상작업
2. 무소유와 자비
Ⅳ. 맺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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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유와 무소유의 개념
이렇게 보면, 소유의 첫 번째 의미는 외적인 대상 관계에서 경험하는 ‘집착’, ‘얽매임’이라면, 무소유는 물건이나 사람에게 ‘얽매이지 않음’이고, 얽매임에서 벗어나는 ‘홀가분함’이다.
두 번째 소유의 의미는 외적인 물적 대상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내적인 정신적인 ‘소유관념’을 말한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경우가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는 구절에 대한 해석이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이 구절은 『육조단경』에 나오는 신수의 게송을 반박하는 혜능의 게송에서 비롯된다.
(인경, 2000. 이 구절은 8세기 중엽에 편찬된 燉煌本 『六祖壇經』(T48, 338a, 菩提本無樹 明鏡亦無臺 佛性常淸淨 何處有塵埃)에는 없고, 10세기 중엽의 惠昕本과 13세기에 편찬된 德異本(T48, 349a, 菩提本無樹 明鏡亦非臺 本來無一物 何處惹塵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육조단경』에서 ‘물건[物]’이란 용어는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먼저 닦아야 하는 마음의 ‘번뇌’를 상징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불성(佛性)을 가리키는 마음의 본래적 ‘청정성’을 가리킬 때도 있다. 여기에 근거해서 보면 ‘무소유’가 우리의 본래적인 청정한 성품이라면, 반면에 ‘소유’는 외적인 환경과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반응(reaction)이다.
"우리들이 겪는 어떤 성질의 고통은 이 물건으로 인해서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 중에도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물(物) 자체에서보다도 그것에 대한 소유관념 때문인 것이다. (본래무일물/경향신문, 1970.5.)"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부터 한 물건도 없다는 이 말은 선가에서 차원을 달리해 쓰이지만 물(物)에 대한 소유관념을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본래무일물/경향신문, 1970.5.)"
우리가 고통스러운 것은 물건 자체보다는 그 물건에 대한 반응으로서 ‘소유 관념’ 때문이다. 법정(法頂)은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에서 물(物)을 ‘소유 관념’으로서 번뇌로 해석한다. 비행기나 도넛과 같은 물건 자체가 번뇌는 아니다. 그 물건을 향한 갈망, 반응으로서 소유 관념이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