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5): 유식불교와 서구심리치료의 통합
-유식 삼성설 모델과 인지행동치료
유식 삼성설과 비교
ACT에서 세 종류의 자기는 유식의 삼성설과 비교하면, 유식불교에서 말하는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 의타기성(依他起性), 원성실성(圓成實性)에 상응한다. 수용전념치료가 유식의 삼성설에 영향을 받았는지는 분명하지가 않지만, 매우 흡사한 구조를 가진다.
개념자기는 변계소집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집착된 자아개념으로서 대상을 개념화하거나 영속적인 특질로 파악하는 성질이다. 과정적 자기는 의타기성과 연결된다. 이것은 현재의 과정을 말하는 인식과 대상의 상호관계를 말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마지막의 맥락적 자아는 무아와 상통한 의미로, 근본적인 바탕, 장소로서의 안전하고 부족함이 없이 원만한 성격을 가진 점에서 원성실성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필자는 이들을 번쇄한 이론을 창고에 넣어두지 말고, 과감하게 꺼내서 명상과 상담의 상황에서 단계적이고, 순차적인 접근방식으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곧 개념자기는 ‘탐색’의 대상이고, 과정자기는 ‘관찰’이 요청된다면, 맥락자기는 설명하기보다는 ‘체득’하는 과정으로 재해석하여 활용하고자 한다.
그러면 우리에게 익숙한 ‘탐색 → 관찰 → 체득’이란 교육 및 수행의 절차가 된다. 내담자가 개념적 자기에 집착되어있는 관계로 그 ‘개념’을 탐색하여 알아차리게 하고, 그런 다음에 현재의 경험에 접촉하게 하여 그것이 생성되는 ‘과정’을 관찰하고 자각하게 한 이후에, 마지막에는 안전한 공간으로서 무아(無我)나 인연(因緣) 자체로서의 ‘맥락’을 깨닫게 도와준다.
이들은 유식불교에서 자주 사용되는 새끼줄 비유로 보면 새끼줄을 뱀으로 착각하는 것은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의 집착 경험을 나타내고, 그런데 그것이 사실은 뱀이 아니고 새끼줄임을 현재에서 자각하는 것은 의타기성(依他起性)의 관계를, 마지막으로 두려움에서 벗어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원성실성(圓成實性)의 진실 경험의 순서로 전환됨을 나타냄과 같다. 이상을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유식불교의 삼성설: 집착(遍計所執性) ⇒ 연기적 관계(依他起性) ⇒ 진실(圓成實性)
수용전념치료(ACT): 개념 자기 ⇒ 과정 자기 ⇒ 맥락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