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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4. 영상관법의 현상학적 이해
기사입력 2022-10-12 오후 4:51:00 | 최종수정 2022-10-12 오후 5:00:36        
2. 형상학적 환원

  의식의 본질을 지향성이라고 할 때 그것은 결국은 지향된 대상에 대한 체험이고, 이런 점에서 현상학은 체험연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때의 체험은 어떤 체험인가? 이런 질문은 현 상학을 새롭게 간호학이나 교육학에 적용하면서 활발하게 논 의되고 있다. Michael Crotty (1996)는 간호학에서 연구된 30 편의 신(혹은 응용) 현상학적 연구를 검토한 다음, 이들의 연구가 대부분 주류 현상학에서 강조해온 현상의 본질을 밝혀내 지 못하고, 개인의 감정과 생각들 그리고 지각들에 대한 주관 적인 경험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사태 자체 라고 하는 것은 단순하게 주관적 경험이 아니라, 주관성의 심 장부에 객관성을 세우는 것이며, 실재에 대한 추구라고 말한 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 연구되어지고 있는 간호 현상학에 서 추구하는 ‘경험’, 혹은 ‘체험’들은 주관적인 것들로서 객관 성을 가진 ‘현상’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31) 이런 관점에서 영상관법을 살펴보자. 위의 사례에서 경험 한 불안 경험은 편견으로 가득한 자연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일상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이다. 이곳에는 불안이란 감정이 있 고, 혹시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고, 승객을 선입 견에 의한 자기 식으로 바라보는 지각이 있다. Crotty의 비판 에 의하면, 이것들은 확실하게 일상에서 느끼는 주관적인 경 험내용들이다. 그러면 영상관법에서 이루어지는 경험내용들 은 현상학적 환원에 의한 연구라고 볼 수가 없지 않는가?

  먼저 ‘초월적(혹은 초월론적, 혹은 선험적)32) 현상학적 환 원’의 정의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Clark Moustakas (1994) 에 의하면 ‘초월적(Transcendental)’이란 자아가 자연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서 모든 경험 속으로 들어가서 의미를 발견 하기 때문이고33), ‘현상학적(Phenomenolgical)’이란 세계 가 오직 현상으로 전환하여 의식에 드러남을 말하고, ‘환원 (Reduction)’이란 우리로 하여금 존재하는 그대로의 경험에 로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으로 해석한다.34) 영상관법은 ‘미해 결된 특정한 영상을 자발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떠올려서 현 재의 시점에서 그대로 경험함으로써 선정과 지혜를 닦는 명상 수행법’으로 정의한다.35) 이들을 비교하여 보면, 영상관법의 ‘자발적’ 혹은 ‘의도적’은 현상학에서 자아가 자신의 경험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개방적 태도와 연결되고, 영상관법의 ‘(마음 의) 미해결된(닮은) 영상’은 ‘세계가 현상으로 의식에 드러남’ 과 영상관법의 ‘현재의 시점에서 그대로 경험함’은 현상학의 ‘경험 그 자체로 돌아감(환원)’과 상당한 수준에서 맞아떨어 진 이해이다. 이런 점에서 영상관법에 의한 불안경험은 주관 적인 체험이지만, 이때 경험은 무반성적인 자연적인 태도에 의한 경험이 아니라, 반성적으로 스스로 경험한 불안 그 자체 로 ‘되돌아가서’ 다시 경험하고 의미를 발견하는 작업이기 때 문에, 필자는 영상관법의 작업수행은 ‘초월적 현상학적 환원’ 이 적절하게 잘 이루어졌다고 판단하고, 기존의 면담의 방법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영상관법이야말로 가장 현상학적 이념을 실현하는 기술적 방법을 제공한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일반적으로 불안경험은 혐오자극이기 때문에 뱀(사이코패 스)을 보고 싶지 않는 것처럼, 다시 경험하지 않으려 한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영상관법에서, 당시의 상황을 ‘다시’ 떠올려 서 경험한다고 하는 것은 기존의 선입견을 버리고 연구참여자 의 자아가 수용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을 의미한 다. 이것은 초월적이고 자발적이다. 그리고 이런 불안경험은 반성적인 의식의 지평 위에 드러난 영상이고 현상이다. 왜냐 면 영상이란 세계가 반영된, 혹은 닮은 형상으로 오직 표상[唯 識]으로서 의식에 드러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영상관법은 당시의 경험세계로 되돌아가 과거의 경험을 현재 의 시점에서 영상을 떠올려서, 그것을 반복적으로 관찰함으로 써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현상학적 작업이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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