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는 판단중지의 대상인데, ‘누구’에게 적용하는가 문
제이다. 물론 연구자에게도 해당되고, 연구참여자에게도 동시
에 해당된다. 그러나 현상학적 작업을 수행할 때, 새롭게 응용
현상학에서는 판단중지를 자료를 수집하는 연구자에게 적용
하고 대체로 연구참여자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
다.43) 특정한 경험에 대해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연구
자에게 판단중지를 요구하는 것은 자료수집과 분석의 과정에
개인적인 선입견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고, 다양한
경험 내부에서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구참여자의 경우는 판단중지라는 현상학적 환
원의 방식을 요구할 수 없는 ‘자연스런 상태’이다 보니, 그들
의 경험은 결국은 주관적이고 일상적인 체험의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에서 지적한 바처럼, 이런 경험들은 일
상적이고 피상적인 경험들로서, 주류 현상학에서 말한 반성적
인 의미의 현상이 아니고, 현상학적 환원의 진행과정을 여실
하게 보여줄 수가 없는 한계를 지닌다. 이런 비판을 극복하는
방법은 영상관법처럼, 연구참여자에게도 판단중지라는 현상
학적 환원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많은 주관적인
경험 속에서 보편적인 속성으로서 본질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연구참여자가 필요한, 판단중지의 현상학적 연구로
서는 어려움이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현상학은 판단중지나 현상학적 환원의 작업수
행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이것을 극
복하는 방법으로는 현상학적 연구방법론을 적용하는 데 있어
서 집단적인 작업과 함께 개인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개인적
인 탐색을 강조하는 사례연구나 심리치료와 같은 임상적인 상
황에 적용하는 노력도 역시 요청될 시기가 아닌가 한다. 물론
선입견이나 습관화된 상식들은 문화적인 요인이고, 생활세계
의 문제이기에 임상적인 상황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다문화적인 상황에서 많은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도 현상학의 심리치료적 응
용분야는 충분하게 논의하고 시도해 볼 시점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