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향한 최상의 예경이자, 하심과 참회하는 마음"
예참법에서 절수행 비롯돼 과거 7불, 53불 대한 예배 108배 기원 형태로 보기도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 미쳐 스트레스 감소 안정감 상승 비만은 줄고 항산화력 높여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022년 9월28일 임기 시작과 함께 108배 정진을 했다. 매일 아침 부처님 전에 108배를 올림으로써 스님은 종단의 행정 수반으로서 지극한 신심과 원력을 몸소 보여줬다. 1월5일 '평화와 행복 기원 108배 100일기도' 1차 회향을 맞아 108배 수행의 유래와 의미, 효과에 대해 살펴봤다.
불교에서 절은 예경의 뜻이 담겨 있다. 부처님 당시에도 제자들은 부처님께 예를 표할 때 정례불족(頂禮佛足)이라 하여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는 것으로 예를 올렸다. 오늘날에도 스님과 불자들은 부처님 전에 오체투지를 한다. 이마, 양쪽 팔꿈치와 두 무릎을 땅에 닿게 절을 함으로써 부처님께 최상의 예를 표하는 것이다. 용수보살은 <대지도론>에서 “머리와 얼굴을 발에 대어 예를 올리는 일은 최상의 공양”임을 설한바 있다. “사람의 몸 가운데서 가장 귀한 것이 머리이고, 발은 가장 천하니, 귀한 것으로 천한 곳에 절을 함은 상대를 귀히 여기고 존중하며 공양하는 것이 되는 까닭”이다.
또한 절은 하심(下心)을 상징한다. 참회의 뜻을 담아 절하면서 신체의 다섯 부위를 바닥에 닿게 함으로써, 스스로를 낮추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절은 하심을 배우는 가장 직관적인 수행법이기도 하다. 티베트의 불자들이 라싸까지 오체투지로 삼보일배를 하는 것은 예경과 참회, 하심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처럼 절은 오래전부터 최상의 공양이자 하심의 수행법으로 여겨졌으나, 오늘날처럼 108배, 1080배, 3000배, 1만배 등 수행법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기록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예배(禮拜)를 통해 참회(懺悔)하는 예참법에서 비롯됐다는 견해가 있어 주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라시대에 참법을 다룬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이 전래되면서부터 절수행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심준보는 논문 ‘불교가 한국인의 수행문화에 미친 영향 - 불교 절수행의 전개를 중심으로’에서 과거 7불과 53불에 대한 예배는 오늘날 108배의 기원적 형태로 봤다. 고려 백련결사를 주도한 요세스님(1163~1245)은 53불 예참을 일과로 삼아, 매일 53불에 12번씩 절을 했다. 고려중기 이후에는 <자비도량참법>이 유입돼 미륵신앙을 중심으로 한 자비관수행과 가피를 내리는 35불, 53불에게 절하는 수행의 전통이 이어진 것으로 본다.
현대인에게 절 수행을 널리 알린 주인공은 바로 성철스님이다. 스님은 해인사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절돈’ 3000원을 내라고 한 것으로 유명하다. 성철스님이 말하는 절돈은, 절수행으로 3000배 정진을 의미한다. 3000배 정진의 영향은 전국으로 확대됐다. 지금도 원효스님이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에서 “절하는 무릎이 얼음처럼 차갑더라도 따뜻한 것 구하는 생각이 없어야 한다(拜膝如氷 無戀火心)”며 게으름 피우지 말고 정진할 것을 강조한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들이 많다.
절수행은 수행자들에게 하심을 가르쳐주는 것 외에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육원 불학연구소가 발간한 <절수행입문>에 따르면 “절 할 때는 몸의 중심점이 단전으로 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을 할 수 있다”고 해 호흡을 통해 건강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절수행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연구논문이 발표돼 주목된다. 정환석 씨는 ‘8주간의 절명상 프로그램이 여성의 스트레스, 불안, 우울 및 심혈관 위험인자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한 박사학위 논문에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성인여성 57명을 대상으로 절명상 효과를 살펴본 바 있다. 스트레스, 불안, 우울 척도와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혈압, 당화혈색소,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를 8주 전과 후에 비교한 결과 스트레스, 불안, 우울 및 체질량지수, 허리둘레가 유의하게 감소됐음을 확인했다.
이밖에도 오주영 씨는 ‘108배 절 운동이 복부비만 개선에 미치는 영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30일간 매일 108배를 실시한 남녀를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하루 108배씩 30일간 실시한 절 운동은 전체 체지방률을 감소시키고, 특히 내장비만 감소에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항산화력도 높이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차정연 씨는 ‘절명상 집단프로그램이 중년여성의 일상적 스트레스⋅정신건강 및 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본 논문에서 41세~60세 중년여성 40명을 대상으로, 50일간 집단 절명상을 시행한 후 스트레스 및 정신건강문제 감소, 심리적 안녕감이 유의미하게 상승했음을 밝혔다. 절은 불교에서 하심과 참회의 수행법으로 의미를 갖는 동시에 세간에서는 건강을 위한 방편으로 각광받고 있다.
- 불교신문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