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필원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교수는 불교 대중화의 핵심은 ‘불교가 현대인의 삶에 실질적이고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불교가 더 이상 현대인에게 유효한 메시지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결국 박물관에 갇힌 종교가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며, 불교의 현실적 가치를 부각하고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교는 단순히 학문적으로만 탐구되어서는 안 되며, 일상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난해하게 전달된다면 대중과 멀어지고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불교를 단순한 ‘지적 유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경험해야 합니다.”
특히, 그는 불교의 본질이 고통받는 대중과의 ‘상담’에 있다고 강조한다.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경전의 대부분은 부처님과 출가·재가 제자들 간의 문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처님은 그들의 상황과 근기에 맞춰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약’을 처방하는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불교의 본래 기능이 현대 사회에서 상담 분야로 구현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국가 공인 ‘명상상담’ 분야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불교복지문화연구소장, 한국종교교육학회 부회장,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장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연구와 실천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의 창립 멤버로 명상상담 체계를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회장을 역임한 뒤에는 학회의 법인 상임이사로 활동하며 명상상담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부부상담, 청소년상담, 중독상담 등 다양한 전문 상담 분야가 존재하듯, 명상상담 역시 독립된 전문 상담 영역으로 반드시 인정받아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정신과 의사가 진단과 치료를 하면서 명상상담 같은 전문 상담을 병행하도록 권장합니다. 예를 들어, ‘명상상담 8회 과정 권장’과 같은 처방이 내려지는 방식이죠. 이렇게 하면 상담과 의료가 서로 보완되며 환자에게 더욱 효과적인 심리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처음 정부가 추진한 심리 상담 자격 제도 법안에서 명상상담이 배제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를 바로잡고자 30여 개의 상담 관련 단체가 ‘온 국민 마음 건강을 위한 전문 상담사 단체 협의회’를 구성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그 결과, 명상상담이 포함돼 보다 포괄적인 법안이 마련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과거에는 보건복지부가 심리학계 중심으로만 상담 제도를 논의했으나, 현재는 상담학회 및 명상상담 단체도 공식적인 협력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명상상담의 법제화와 공인화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 또한, 이개호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문상담사 법제화’ 법안이 현재 국회에서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
매주 일요일 대학생을 상대로 초기경전 강독회를 진행한다. “또래와 함께 공부하는 소규모 모임이 불교 대중화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명상상담의 전문화를 위해 그는 다음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첫째, 상담 학문에 적합한 전문 교육 커리큘럼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둘째, 그 커리큘럼을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전문 교수진 양성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인 상담 실습과 체계적인 수련 과정을 구축해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전문가 양성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앞으로 명상상담이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자격을 갖춘 상담사가 전문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 교수는 불교 신앙은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라 사유와 비판을 거친 ‘믿음’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처님께서는 ‘욕망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권위를 맹신하지 말고, 진리를 스스로 검증하라는 의미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도 늘 이러한 비판적 사고를 강조합니다. 또한, 신앙인으로서 ‘좋은 도반’과 ‘좋은 스승’을 가까이하는 것이 불교 수행의 핵심이라고 가르칩니다. 전법 일선에서 뛰는 많은 분과 불교를 배우는 사람들이 함께 불제자의 삶을 실천하며 괴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나길 바랍니다.”
박건태 기자 sky@beopbo.com
출처 : 법보신문(https://www.beopbo.com)